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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 구조물 결로, 왜 생기고 어떻게 막아야 할까?

지하주차장을 지나가다 벽에 물방울이 송골송골 맺혀 있거나, 바닥에 습기가 찬 모습을 본 적 있으실 겁니다. 혹은 지하실 창고에서 꿉꿉한 냄새가 올라오거나, 콘크리트 벽에 곰팡이가 피어 있는 걸 본 경험도 있으실 거고요. 이 모든 현상의 시작은 바로 ‘결로’입니다.

결로는 단순히 ‘습기 찼다’는 차원의 문제가 아닙니다. 반복되면 곰팡이, 철근 부식, 마감재 손상으로 이어지고, 결국 구조물 자체의 내구성까지 영향을 줍니다. 특히 지하 구조물은 외부 공기와 단절되어 있고 습도 조절이 어려운 구조라서, 한 번 결로가 시작되면 장기적인 관리가 필요하죠.

오늘은 지하 구조물에서 결로가 왜 생기는지, 어떤 문제가 발생하는지, 그리고 어떻게 예방하고 관리할 수 있는지를 차근차근 정리해보겠습니다.

결로가 생기는 원인은 뭘까?

결로는 ‘따뜻한 공기 속 수증기가 차가운 표면과 접촉하면서 물방울로 변하는 현상’입니다. 쉽게 말해, 습한 공기가 차가운 벽이나 바닥을 만나면서 수증기가 물로 응결되는 거죠.

지하 구조물에서 결로가 잘 생기는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 지하공간 특성상 환기가 어려움 – 외부 공기 유입이 제한되어 습기 배출이 잘 안 됩니다.
  • 콘크리트 표면 온도가 낮음 – 여름철 외부 공기보다 벽체가 차가워 결로가 쉽게 발생합니다.
  • 지하수 또는 누수 유입 – 구조물 내부로 수분이 침투하며 습도가 높아집니다.
  • 단열 불량 – 단열재가 없거나 끊겨 있으면 외기와 내기 온도차가 커져 결로가 심해집니다.

결로가 주는 실제 피해

결로는 단순히 보기 싫은 문제로 끝나지 않습니다. 지하 구조물에서 장기간 결로가 지속되면 다음과 같은 문제가 생깁니다:

  • 철근 부식: 물이 스며든 콘크리트 내부 철근이 녹슬고, 구조 내구성이 저하됩니다.
  • 곰팡이 및 유해균 증식: 벽면, 천장, 바닥에 곰팡이가 생겨 건강에도 악영향을 줍니다.
  • 마감재 손상: 페인트 벗겨짐, 시트 탈락, 타일 박리 등이 발생합니다.
  • 악취: 습기와 곰팡이에서 비롯된 냄새로 쾌적성이 크게 떨어집니다.

특히 지하주차장이나 지하실처럼 인접한 공간에 차량이나 물품을 보관하는 경우, 결로로 인한 2차 피해(차량 부식, 물품 훼손)까지 발생할 수 있습니다.

결로, 어떻게 예방하고 관리할까?

결로를 완전히 막는 건 어렵지만, 예방과 관리만 잘 해도 발생 빈도와 피해를 크게 줄일 수 있습니다.

1. 단열 보강

결로 방지의 핵심은 내부 표면의 온도를 높이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지하 외벽, 천장 등에 단열재를 시공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단열재는 끊김 없이 연속적으로 시공해야 하며, 특히 슬래브와 벽체 연결부위처럼 열교(thermal bridge)가 발생하기 쉬운 부분은 꼼꼼하게 처리해야 합니다.

2. 환기 시스템 확보

공기 중 습기를 배출하려면 기계 환기나 자연 환기 시스템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지하 공간에는 제습기, 배기팬, 공기순환 시스템 등을 통해 습기를 배출할 수 있어야 하며, 특히 여름철에는 외부 공기 유입에 주의해야 합니다. 더운 습한 공기가 차가운 지하로 들어오면 오히려 결로가 심해질 수 있으니까요.

3. 습도와 온도 모니터링

온습도계나 간이 센서를 설치해 지속적으로 지하 공간의 환경을 관찰하는 것도 효과적입니다. 상대습도 60% 이상이면 결로 위험이 높아지므로, 사전에 제습기 가동 등을 통해 조치를 취할 수 있습니다.

4. 방수층 유지관리

결로와 별개로, 외부 수분이 지하 구조물 내부로 유입되면 결로를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외벽 누수, 옥상 드레인 문제, 외부 배수 불량 등으로 인한 물 침투를 방지하기 위해 방수층 점검과 보수도 병행해야 합니다.

실제 현장 적용 사례

서울의 한 공공도서관 지하 창고에서는 결로 문제로 책 곰팡이 피해가 반복되던 사례가 있었습니다. 당시 원인은 단열 미흡 + 배기팬 고장 + 지하수 누수였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폴리우레탄 단열재 보강, 제습기 설치, 외벽 방수 보강을 동시에 시행한 후 결로가 거의 사라졌습니다. 이처럼 문제를 정확히 진단하고 다방면으로 대응하면 결로는 충분히 관리 가능한 문제입니다.

마무리하며

결로는 단순한 불편이 아니라, 건물의 생명력을 갉아먹는 ‘조용한 침입자’입니다. 특히 지하 구조물처럼 눈에 잘 띄지 않는 공간일수록, 한 번 발생한 결로는 오래 지속되고 구조적인 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넘기지 말고, 주기적인 점검과 예방 조치를 통해 결로 없는 쾌적한 지하 공간을 유지해보세요. 결국, 결로 관리도 안전 관리의 한 부분입니다.